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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투니버스의 신동식 pd

  • 관리자 (mtacademy)
  • 2019-05-29 18: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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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투니버스의 신동식 pd가
애니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좋은 글이 있기에 여기에 올립니다.
신동식 pd는 정말 애니에 관해 애정을 가지고
열정을 다해 제작하던 pd 였습니다.
여러분도 애니를 볼 때 그냥 흥미 위주로 보지 말고
의미있게 시청해 봅시다
글이 좀 길긴 하지만 끝까지 읽어 보세요.
아마 수강생 여러분이 애니 더빙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이하 투니 신동식 pd의 글....

-무디(신동식pd의 애칭)가 처음 케이블에서 PD생활을 할 때만 해도... 그리고 그 생

활이 3년 째 이어지던 순간까지, 무디는 자신이 애니메이션 더빙질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 사정으로 만화채널로 직장을 옮긴 뒤에도 1년

간 자신의 전문업종(?)이라 생각했던 프로그램 제작을 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역시 만화채널의 주 종목은 애니메이션 방송이었고, 그와 관련한 가장 직접적

인 제작 일이 '더빙'이라는 사실을 거의 1년을 보내고서야 깨닫게 됐다. 그리고 더빙

일에 지원(군댄가?)을 하고 취직 이후 생각지도 않았던 작업에 뛰어 들었다.

지금이야 주변에서 '더빙 전문 PD'라는 어느 관련 서적에도 존재하지 않을 듯한 신조

어로 무디를 대해주고 있고, 좀 하다 보니 그 신조어에는 솔직히 부끄러운 수준이지

만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제법 챙겨 놓았다.

하지만 처음 그 일에 뛰어들었을 때는 정작 준비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현실의 벽

을 만나고는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386세대의 끝자락이며 중2를 기점으로 애

니메이션계를 떠났던(? ... 솔직히 방송에서 해주는 애니를 보는 것을 끊었단 얘기

죠.. 아마 '갤러그'에 빠진 것이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였을 것으로 추측되는 군요..

^^) 상당히 긴 세월의 공간이 제일 먼저 가슴을 누르기 시작했고, 더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연기자.. 즉 '성우'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었다는 허무한 현실의 벽이 다가오

면서 무디는 스스로 침몰해가고 있었던 것이 솔직한 사실이다.


위의 문제들은 나름대로의 노력으로 지금은 상당부분 극복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

만큼은 지금도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하고 있고 또 싸우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더빙이란 결국 수입애니메이션의 우리말 녹음 작업으로

대표되고 있다. (수입 외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이 글에선 제외하죠..)

결국 애니를 제작한 나라의 언어로 되어 있는 오디오 채널을 우리말로 새로 녹음한

채널로 싹 밀어버리는 것이 바로 더빙 작업이 되는 것이다. 이 때 제작국가의 언어가

들어 있는 원본 오디오를 통칭 '옵티컬'이라 하며 더빙 시에는 이 옵티컬을 들으면서

우리말 녹음을 하게 된다.

여기서 잠시 샛길로 빠진다. (조금 위부터 벌써 샛길로 빠진 것 같지만... ^^) 어떤 이

들은 수입 애니를 더빙할 때 도대체 연출이나 성우들이 원래 제작되었던 이 옵티컬을

제대로 듣기나 하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PD라면 녹음 전까지 옵티컬을 지겹게 들어야 하며 성우들도 옵

티컬로 연습을 하며 녹음 시에는 이어폰을 통해 옵티컬을 들으면서 연기를 한다. 옵

티컬이 있는 경우는 성우들이 상당히 수월하게 더빙을 할 수 있다.

일단 캐릭터 설정을 할 시에는 유익한 참고자료가 되며(솔직히 무디는 이 옵티컬은

'참고자료'라고 생각한다. 절/대/로/ '교과서'는 될 수 없다고 본다... 이 얘긴 나중

에... ^^) 실제 녹음 시에는 어디서 대사를 시작해야 하고 어디쯤에서 끊어야 하는 지

를 파악할 수 있는 '박자'의 역할을 해주니 그저 입만 움직이는 창작 애니의 녹음보다

훨씬 수월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작업도 상당한 테크닉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

라의 성우분들은 이 부분의 테크닉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리고 수입물 더빙과

창작물 더빙의 경우는 성우 사례에 있어 3배수의 차이가 난다. 물론 창작 더빙이 수

입물의 3배 사례이다)

그럼 다시 본 얘기로 돌아간다. (솔직히 뭐가 본 얘긴지 무디도 잘 모르겠다.. ^^) 옵

티컬에 대한 긴 설명을 한 이유는 무디가 첫 경험한 더빙 역시 옵티컬이 있는 수입물

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우리말 더빙에 임한 작품은 지역광고 시간에 주로 방송된 '필러'였다. 30초짜리

짧은 애니메이션이 50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더빙 전 무디는 번역대본을 가지고

어레인지에 들어갔다. (어레인지라 함은 1차적으로 번역작가가 번역한 대본을 PD가

화면과 옵티컬을 보면서 점검, 수정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프랑스에서 제작한 애니메

이션인 탓에 옵티컬엔 참으로 친해지기 힘든 불어가 난무했다.


여기에 맞춰 번역된 우리말 대사를 점검하자니 순간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

유는 두 가지! 하나는 정말 친하지 않은 외국어의 억양과 감정 표현을 들어가면서 머

리로는 우리말을 생각하며 입으로 다시 그 말을 하다 보니 생기는 복잡함이요... 또

하나는 먹는 것이 다르기에 나오는 현상인지... 프랑스 성우들의 소리 색깔이 도무지

귀에 붙지 않아서 오는 복잡함이다.

무디는 이 사태를 녹음에 들어갈 때까지 해결하지 못했고, 그 상태로 대망의(?) 첫 더

빙에 들어갔을 때는 속말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더빙 스튜디오... 오디오에 있어선

일반인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우수한 장비로 듣는 이의 귀를 압도하는 곳. 그 곳의

대형 스피커에서는 한 쪽으로 옵티컬을 웅장하게 울리고 있었고, 다른 한 쪽으로는

우리 성우들이 하고 있는 우리말 대사가 같은 박자로 역시 웅장하게 울리고 있었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한 쪽에서

들리는 옵티컬과 다른 한 쪽의 우리말 대사는 그야말로 불균형을 이루며 무디의 뇌신

경을 흔들었다.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인가... 한 쪽 귀의 옵티컬인가, 아니면 반대쪽

의 우리말인가..' 정신 없이 첫 녹음을 끝냈다. 대학 시절 학교 방송국에서 녹음 작업

을 나름대로 경험한 탓인지 다른 이들이 보기엔 별 이상 없이 녹음을 진행했을 것이

다. 그러나 속으로는 도무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사실 아직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한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여러 날을 고민하고, 달이

넘어가고 해마저 바뀌었다. 나름대로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지경에는 이른 현재의 무

디는 그 문제들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첫번째 고민이었던 옵티컬의 억양과 감정... 전세계적으로 거의 공통적인 연기의 느

낌이 있다. 아마도 희노애락으로 대표되는 기본적인 감정일 것이다. 이러한 것은 역

시 기본적으로 옵티컬에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디테일한 감정에 있어서의 표현과 억

양은 철저히 우리말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고 제작에 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제작 애니메이션이 있다고 하자. 옵티컬에서의 일본 성우의 연기는 듣

기에 상당히 흥분한 느낌을 주었다. 헌데 그 부분의 번역된 우리말 대사를 보면 그러

한 내용을 우리말로 연기할 시에는 반대로 차갑게 목소리를 깔아야 의미가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우리 성우가 일본 성우처럼 흥분한 톤으로 연기를 하면 우리

말의 측면에선 '오버'가 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일본어 대사로는 착 깔아서 연기를 했지만 이러한 내용의 우리

말 대사의 경우는 좀 더 흥분을 해야하는 경우, 이 때는 일본식으로 연기를 하게 되면

우리말 연기의 측면에선 '밋밋한' 혹은 '감정 없는' 이란 말을 듣게 된다.

가끔 통신상에서 이와 관련한 글을 본다. 혹자는 일본 성우에 비해 우리 성우가 너무

감정이 없다... 또 혹자는 우리 성우가 너무 오버한다... 라는 글이다. 물론 이 경우

PD의 미스캐스팅과 성우의 연기분석 실패로 그러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또 상당히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러한 글들은 옵티컬을 '원전'으로 보고 이를

우리말 연기와 비교해서 나온 것일 테고, 그럴 경우 일본어 감정에 우리말을 맞추다

보니 우리말의 감정을 놓칠 우려가 있다.

결론은 너무 옵티컬에 치중하면 정작 우리말 연기의 옳고 그름을 놓칠 수 있다는 것

이다.

두 번 째 고민이었던 옵티컬 성우의 목소리 색깔... 옵티컬과 상당히 유사한 우리 성

우의 목소리가 사실 존재한다. 물론 기름기 흐르는 서양 스타일의 소리는 상당히 드

문 편이고, 같은 문화권의 일본 성우와는 잘 찾아보면 비슷한 목소리들이 있다.

그러나 무디는 첫 녹음 이후 옵티컬에서의 목소리 색깔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몸부

림치고 있다. 그 대신 캐릭터의 생김을 보고, 설정 자료를 참고하며(이 경우는 무척이

나 고마운 지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언제나 고마운 생각뿐이다) 최종적으로는 번역

된 대사를 통해 성격을 결정한다.

그리고 이 성격에 따라 우리말 목소리의 색깔을 정한다. 이 때 옵티컬과 상당히 유사

한 색깔로 결정될 수도 있고, 색깔이 판이한 경우도 나오게 된다. 가끔 색깔이 판이한

경우에 있어 옵티컬에 친숙한 이들의 항의(?)를 접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디는 이런

경우에 오히려 반문한다. 그 생김과 성격에 왜 옵티컬의 색깔만이 맞느냐는 것이다.

문화의 차이다. 옵티컬 제작국에서는 모 캐릭터에 그들이 택한 색깔이 맞는 것이고

그 것은 그 나라에 해당하는 것이다. 우리말로 대체할 경우는 우리의 입장에서 그 캐

릭터에 맞는 색깔이 따로 있는 것이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진정한 목소리 색깔은 더빙이 되는 국가의 문화적 정서를 기본으

로 해석된 성격에 맞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한다. 오히려 그 것이 원본의 설정을 더

충실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하는 것이 요즘의 무디다.

그럼 처음 녹음 시 옵티컬의 목소리 색깔 때문에 고민한 이유는? 결국 그 당시에는

우리말에 맞는 성격 분석과 이에 따른 색깔에 대한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프랑스 성우들의 색깔이 '내가 정답이란다'하면서 무디의 무식한

머리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나름의 결론을 내자면 같은 캐릭터를 여러 나라에서 녹음할 경우 그 나라 문화와 정

서에 맞는 목소리 색깔은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으로 갈무리 할 수 있겠다.

아마 무디와 같은 일을 하는 '프로'의 경우도 옵티컬을 '원전'시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래, 그래도 맞을지 모르겠다. 「배트맨」의 경우는 어느 나라나 굵고 기름진

소리로 배치할 테니까...

하지만 무디는 스스로의 주장을 접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흐를수록 자신의

생각을 더욱 공고히 해갈 것이다. 언젠가는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란 믿음으

로...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기에 요즘 무디의 주장은 '옵티컬은 참고서다'이다. 이를 '교과

서' 즉,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말만 우리말이지 이상한 억양의 연기와 성격이 나오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이 듣기엔 전혀 친숙하지 않은 목소리 색깔이 나올 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앞에서 슬쩍 얘기했듯 무디도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았다. 더구나 몇 년

간 일본 애니메이션을 더빙하고 그 더빙을 위해 옵티컬을 지겹게 모니터한 후유증(?)

으로 인해 무디 역시 상당히 일본어가 정겹게 들리고 일본 성우들의 연기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해서 지금도 고민하고 싸우고 있다.

얼마 전 일본에서 제작된 게임의 우리말 녹음에 새로이 뽑은 전속 성우들과 작업을

한 일이 있다. 전투 장면 시 등장하는 기합소리를 녹음하기 전에 일본 성우들이 녹음

한 것을 참고하기 위해 다같이 모니터를 했다. 모니터가 진행되는 동안 간간이 전속

성우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유는?

성우를 목표로 열심히 우리말 연기에 치중해 왔고, 이제 갓 성우가 된 그들은 일본성

우의 연기를 처음 접했다. 그리고 그 연기가 다소 '오버'한다는 느낌을 받고는 웃음을

흘린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무디는 성우들보다 덜 웃었다. 이유는? 위에 얘기한 후

유증이 제법 병이 될 조짐을 보인 탓이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다. 첫 경험 이후 옳은 것을 찾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

게 말이다. 그리고 이 후유증에 특효약이 있다. 그 것은 바로 옵티컬이 없는 국내 창

작 애니메이션의 더빙이다. 다행히 병세가 깊어지기 전에 이 일을 하나 맡았고 지금

진행 중이다. 부디 특효약이 잘 들어서 지긋지긋한 고민과 병적인 후유증이 치료되었

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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